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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 번호판

“그래 이거지” 무릎을 팍 쳤습니다. 벌써 4년 전입니다. ‘세금탈루’ 고가 법인차량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를 쓴 뒤 해결책에 대해 고민하던 중 “택시 번호판을 달면 되는데, 법인 표식을 크게 붙여도 되는데”라는 댓글을 봤기 때문입니다.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법인 표식 대신 한번 부착하면 바꿀 수 없는 번호판을 한눈에도 티 나는 색상으로 변경하고, 카파라치와 비슷한 신고·포상 제도를 결합하면 ‘작지만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바로 취재에 나섰습니다. 녹색이나 주황색 등으로 번호판 색상을 변경하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2020년 국내 최초(언론보도 기준)로 번호판 변경을 제안하고, 이슈화를 계속 시도했습니다. 법인차량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번호판 변경과 강력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포르쉐 뽑았다” 뽐내더니…10대 중 7대, 네 차 아니잖아(2020년 6월 21일자)>와 <‘아빠 찬스’ 포르쉐·람보 뽐내다, ‘꼼수 사용’ 세무조사 받을라(2020년 7월 12일자)>를 통해 법인차량 번호판 색상이나 표식 변경을 잇달아 제안했죠. <딱 걸렸어, ‘아빠찬스’ 포르쉐…법인차 번호판 색상만 바꿔도(2021년2월19일자)>에서도 “법인차량 번호판 색상을 주황색이나 녹색으로 정하면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법인차량 악용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연두색사진 확대 연두색 번호판과 슈퍼카 [사진출처=국토부, 각사] 정치권도 반응했습니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0년 9월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법인차량 사적 이용 단속과 적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별도의 번호판 규정을 두거나 눈에 띄는 식별 표시 부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연두색 번호판을 예시로 제시했죠. 번호판 변경은 대통령 공약으로 등장한 뒤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월 후보 시절에 쇼츠(59초 이내 동영상) 공약을 통해 법인차량 번호판 색상을 연두색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도 “아빠찬스는 그만”을 외치며 동참했습니다. 지난해 2월5일 소셜미디어(SNS)에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슈퍼카를 법인차로 등록해 배우자에 자녀까지 이용하는 꼼수는 횡령·탈세 등 법 위반은 물론 우리 사회의 불공정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제 ‘법인차 전용번호판’이 도입되면 이런 꼼수를 쓰기 어렵게 된다”며 “제대로 세금내고 소비하는 문화야 말로 공정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다”고 강조했죠. 번호판 변경을 제안한 지 4년 만인 올해 1월부터 취득가액 8000만원이 넘는 법인차에는 연두색 전용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가 시행됐습니다. 참고로 국내 차량 번호판 색상을 알아보면 흰색은 일반용, 노란색은 영업용, 파란색은 전기차, 군청색은 외교용입니다.